양육과 훈련

QT칼럼

2026년 2월 QT칼럼 <말씀의 온기에 닿은 만큼 녹습니다>
2026-01-27 15:48:19
교역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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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온기에 닿은 만큼 녹습니다>

   약 4년 전의 일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 양평에 있는 강상 썰매장에서 썰매를 탄 적이 있습니다. 강은 한겨울 내내 단단히 얼어 있었고, 그 위에 올라선 썰매는 날카로운 날을 세운 채 미끄러지듯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강 전체가 모두 같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썰매가 지나간 자리, 썰매의 날과 얼어붙은 강바닥이 맞닿는 지점이 미세하게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강이 여전히 얼어 있었지만, 마찰이 생기는 자리에서는 이미 상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단단히 얼어붙은 얼음이라 할지라도, 움직임이 시작되고 접촉이 반복되는 자리에서는 조용히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얼음이 녹아 내리는 모습을 자세히 한 번 바라보십시오. 그 순간, ‘변화는 늘 서서히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단단해 보이던 상태는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온기로 인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물질의 상태가 바뀌는 과정을 과학에서는 ‘상전이(phase transition)’라고 부릅니다. 즉, 온도와 압력의 변화로 인해 고체가 액체로, 액체가 기체로 전환되는 현상입니다. 겨울 내내 견고해 보이던 눈도, 기온이 오르면 결정을 붙잡고 있던 힘이 느슨해져서 고체와 액체의 경계에 잠시 머물게 되는 것이지요. 눈은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고, 가장 연약한 가장자리부터 조용히 녹아내립니다. 변화는 늘 소리 없이 시작되지만,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들의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삶의 겨울을 지나며 굳어졌던 마음은 한순간의 결단으로 바뀌기보다, 말씀과 기도가 우리 영혼에 반복해서 닿을 때 비로소 풀리기 시작합니다. 말씀 앞에 머무는 큐티의 시간, 하나님과의 접촉이 계속될 때 굳었던 마음은 조금씩 녹아 다시 흐를 준비를 하게 됩니다. 아직 내 마음은 단단히 굳어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의 가장자리에서 새로운 계절을 시작하고 계십니다. 

   이번 2월의 큐티를 통해 하루하루 말씀 앞에 서는 작은 반복 가운데 영적 성숙이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썰매가 지나간 자리에서 얼음이 녹아 길이 열리듯, 눈이 녹아 물이 되어 강을 이루듯, 굳었던 우리네 마음이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달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주의 말씀을 열면 빛이 비치어 우둔한 사람들을 깨닫게 하나이다.” 
- 시편 119편 130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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